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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기본에 충실한 나라, 독일에서 배운다

기본에 충실한 나라, 독일에서 배운다
  • 저자양돈선
  • 출판사미래의창
  • 출판년2018-03-22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1-06)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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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나라다운 나라’다. ‘나라다운 나라’는 그럼 어떤 나라일까? 지도자가 올바르고, 부정부패가 없고, 노동자와 서민이 살기 편하고, 학생들이 무용의 지식을 배우느라 고생하지 않으며, 집값이 늘 안정적이어서 투기가 일어나지 않고, 재난과 사고가 별로 없으며 설혹 발생한다 해도 신속하고 믿음직스럽게 처리한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지극히 높아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니 먹어도 된다”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믿고, 정부 또한 국민을 신뢰하여 공짜표를 단속하기 위한 지하철 개찰구 따위를 만들지 않는다. 여기에다가 문화예술 또한 융성하여 세계적으로 많은 예술인과 과학자들을 배출한다. 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으로 강력한 경제력이 자리하고 있음은 당연지사다.



    이 나라는 어디인가? 한때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던 미국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선거 후폭풍 등으로 미국은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과거 2강 구도를 만들었던 러시아도 옛 소련의 파워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새로운 패권을 노리는 중국은 내부적으로 빈부차가 심하고 주변국과의 갈등 속에서 ‘대국’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 새로운 군국주의로 재무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 역시 ‘정도’를 걷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유럽의 강국, 영국과 프랑스도 제 살길에 바쁘다.



    우리는 ‘기본에 충실한 나라’ 독일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독일은 화려하지 않으며 1등을 추구하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는 내면의 단단함을 기르고자 한다.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나라, 독일이 오늘날 신新 패권국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심층수가 가득하여 웬만한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일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오늘날 혼돈의 대한민국이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아본다.





    깨끗한 정치와 유능한 지도자들



    얼마 전 영국 런던의 고층 아파트 화재사건 이후, 유럽의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영국에서도 ‘후진국형 안전불감증과 전형적인 인재(人災) 사고’에 대한 반성과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런 와중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는데 “독일이라면 안 그랬다”(6월 16일 연합뉴스TV)는 제목이었다. 영국인들이 독일의 안전의식을 부러워하며 ‘독일에서라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독일이 얼마나 철저한 나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독일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고 일했던 저자도 한국에 돌아온 후, 매일매일 들려오는 대한민국 사회의 불협화음 속에서 ‘왜 우리는 독일 같은 나라가 될 수 없는지’ 자문했다. 그리고 무엇이 강한 나라, 독일의 높은 국격(國格)을 만드는지 생각해보았다.

    독일은 그저 잘 사는 나라, 제조업이 발달한 부자 나라가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법치와 원칙이 바로 서 있는 나라이며 무엇보다 지도자가 깨끗한 나라다. 그 바탕에는 어느 한 쪽에 권력의 중심을 몰아주지 않는 현명한 유권자들이 있다. 정치인은 대개 10대 후반에 정당에 가입해 수십 년 동안 정치적 기량을 갈고 닦는다.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우선 능력을 인정받은 후에 중앙 무대로 진출하며 이 과정에서 리더십과 협상력 등 정치력이 철저하게 검증받는다. 그 결과, 독일의 정치인들은 모두 전문가들이며 대개 10년 이상의 재임 기간을 갖는다. 일만 잘 하면 20년을 한 자리에 있어도 무방하다. 모두 협치(協治)의 대가들이며 협상의 귀재들이다. 아무리 어려운 난제도 대화와 협상으로 타결 짓는 이들이었기에 어쩌면 ‘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성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대체로 남북한 통일과 동서독 통일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원래 경제 강국이었고 동독 또한 소득 수준이 공산주의 국가 가운데서는 높은 편이었다. 통일 이전에도 동서독 교류가 매우 활발했다. 그런 면에서 동서독 통일은 남북한 통일에 비해 그다지 어려운 장벽이 없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였기에 항상 유럽 다른 나라들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었고 이런저런 간섭을 받아야 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특히 독일이 강해지는 것을 늘 견제했다. 구 소련도 동독을 양보하지 않았다. 주변국들의 동의는 통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며, 독일의 지도자들은 지난한 협상과 대화를 통해 결국 동의를 받아냈다. 외교적 협상력을 통한 주변국의 동의는 오늘날 대한민국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심층수가 가득한 거품이 없는 사회



    전반적으로 근검 절약하고 협동심이 강하며 법을 준수하는 독일 사람들은 허세가 없고 정직하다. 이것은 매우 바람직한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일견 너무 철저하고 융통성이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아무튼 그런 까닭에 독일 사회는 거품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호들갑스럽게 떠들어대지 않는다. 특히 언론이 그렇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에도 독일 공영 방송에서는 그저 ‘국경 개방’이라는 평이한 용어로 차분하게 사태를 전달했다. ‘드디어’, ‘결국’ 이라는 수식어도 없었다. 우리 눈으로 보자면 싱겁기 그지없지만 이것이 독일 언론의 모습이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폴크스바겐 스캔들로 전 세계에서 난리가 난 가운데 독일에서도 이에 대한 비난이 높긴 했지만, 대부분은 자성의 목소리였고, 무조건 폴크스바겐을 비난하고 폴크스바겐 자동차를 사지 않겠다는 얘기는 없었다. 아직까지도 조사가 이어지고 있기에 사람들은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 얘기한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단연 교육과 부동산이다. 일단 교육은 대학까지 무상이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공부할 수 있다. 단, 교사의 권위가 절대적이어서 우리 나이로 중학교로 진학할 즈음에는 교사가 학생이 대학 예비학교인 김나지움으로 갈지 취업을 위한 실업학교로 갈지 결정한다. 교사의 결정에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따르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만큼 교사의 판단이 정확한 것도 이유가 되겠으나, 대학을 나온 것과 나오지 않은 것의 차이가 사는 데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약 40% 정도다. 대학을 가는 것은 순수하게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가는 것이지 좋은 직장에 취직할 목적으로 가지 않는다. 그래서 독일 대학은 졸업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전공과 직업이 거의 일치한다.

    한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을 의무적으로 법으로 정하고 있는 독일(40펑방미터 이하는 1인만 거주할 수 있다)은 서민들이 집 문제로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전국이 골고루 발달한 덕에 어느 한 지역의 부동산 값이 더 높거나 낮은 현상이 없다.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기 때문에 일단 부동산 투기의 유인이 없다. 법은 임대인보다는 임차인을 보호를 우선한다.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릴 수 없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독일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지 모른다. 독일은 원칙을 세워놓고 그대로 지키는 나라다. 어느 나라나 원칙은 있다. 법도 있다. 그러나 지키지 않아서 문제다. 독일인들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 내게, 우리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모두들 불만이 없다. 소득의 40%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지만 정부가 그 세금을 꼭 필요한 데 투명하게 운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세금의 혜택을 평등하게 받는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다.





    미국, 독일, 중국의 3강 구도



    최근 중국이 거대한 인구와 급속한 경제성장 덕에 미국과 함께 ‘G2’의 자리에 오르는 등 새로운 글로벌 파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중앙집권 정부의 강한 정치력과 원조를 내세운 외교력으로 중국은 패권국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으나 주변국과의 마찰과 내부적인 빈부격차 그리고 부패 등으로 ‘대국’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미국’을 다시 외쳐야 될 정도로 국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독일이 조용히 새로운 패권국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세계 1,2차 대전 발발의 책임이 있는 독일은 아직도 과거사 반성을 이어가고 있고 강력한 군사력을 내세우지 않으며 여전히 강한 독일을 찬양하는 국가의 1절과 2절은 빼고 3절만 부를 정도로 주변국에 조심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세계는 독일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독일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독일의 강한 경제력과 외교 협상력에 기대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마지못한 패권국(reluctant hegemony)’이라는 표현을 썼다. 독일은 원하지 않으나, 주변 사정이 독일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1등을 추구하지 않으나 1등이 되어버린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그 힘의 근원은 제도도, 지도자도 아닌 국민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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